성급한 광주·전남 통합, 주민 동의 없는 속도전 안 된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속도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통합 추진을 공식 선언하자, 지역사회에서는 “또다시 선거를 앞둔 정치 이벤트 아니냐”는 회의론이 고개를 든다.통합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들조차 시기와 방식에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갈등 현안이고, 무안 등 후보 지역 주민들은 “군 공항 이전 해법도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행정통합까지 서두르는 것이 온당하냐”고 반문하고 있다. 


18년 동안 끌어온 민·군 공항 이전 문제를 이제 겨우 ‘공동 발표문’ 수준에서 정리해 놓고, 그 위에 행정통합까지 한꺼번에 올리는 것은 누가 봐도 무리한 일정이다.


행정통합은 특별법 제정, 선거구 조정, 행정체계 개편, 재정 조정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대형 구조 개혁이다. 그 과정에서 광역청사 위치, 기관 배치, 농어촌 지역 소외 방지 등 민감한 이해관계를 둘러싼 갈등이 불가피하다. 이런 과제를 차분한 공론화와 충분한 검토 없이 “이번 지방선거 전 마무리” 같은 정치 일정에 맞춰 처리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졸속 논란을 불러온다.


초광역 협력과 국가균형발전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방향이 옳다고 해서 그 과정까지 서둘러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광주·전남 통합 논의가 진정으로 지역민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면, 통합 효과와 부작용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시민사회와 전문가, 주민이 참여하는 숙의 구조를 먼저 갖추는 것이 순서다.군 공항 이전이라는 난제도 풀지 못한 채 행정통합이라는 더 큰 숙제를 덮어씌우는 것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문제의 증식이다. 


선거가 아니라 주민의 삶을 기준으로, 속도가 아니라 공론과 설계를 중심에 두는 재정비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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