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투데이 김용희 기자 | 전국 최대 전복 생산지이자 민간 양식의 물꼬를 텄던 완도군 노화읍을 비롯한 완도 지역 전복 생산 어민들이 과잉 생산과 불공정한 유통 구조 문제로 심각한 생존권 위기에 내몰리며 집단 대응에 나섰다.
지난 3일 완도군 11개 읍·면의 전복 생산자 200여 명은 '전복 생산자 비상 대책 회의'를 개최하고, 유통 과정에서 누적되어 온 불공정 관행의 개선과 어가 부담 경감을 촉구하는 결의를 다졌다.
어민들이 지적하는 유통 구조의 대표적인 불공정 관행은 크게 두 가지다.
수송용 상자 구매 비용, 어가에 떠넘긴 6년… 303억 원 상당 부당 부담
과거에는 전복 유통 시 수송에 필요한 상자(바구니)를 유통업체에서 자체 수급하여 생산자에게 전달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20년, 일부 유통단체와 협회가 체결한 협약 때문에 어민들이 직접 상자를 구매해 유통하도록 구조가 개편되었다.
유통 질서 확립과 수급 안정을 명목으로 체결된 이 협약으로 인해 지난 6년간 완도 지역 전복 생산 어가가 떠안은 부당 부담금만 약 303억 원에 달한다.
현장의 한 어민(노화읍 A 씨)은 "과거에는 유통업체가 선창까지 가져다주던 상자를 이제는 내 돈을 주고 직접 가지러 가야 한다"라며 "생산자들의 사전 동의 없이 추진되어 어가 부담만 가중한 협회가 과연 누구를 위한 단체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13미~20미 '묶음 판매' 편법… 유통업체만 2~3천원 차익 챙겨
전복은 크기(마리, 미)와 무게에 따라 차등 가격이 형성되는 것이 정상적인 유통 원칙이다. 하지만 현재 유통업계는 13미부터 20미까지의 전복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생산자로부터 일괄 매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어민들은 크기에 상응하는 제값을 받지 못하지만, 유통업체는 소비자에게 마릿수와 크기별로 구분해 kg당 2~3천 원의 차익을 붙여 판매하여 이득을 챙기고 있다. 어민들은 "13미부터 20미까지 구분 없이 킬로그램 단위로 묶어서 가져갈 거면, 굳이 번거로운 선별 작업을 거칠 필요가 있겠느냐"며 불합리한 묶음 매입 방식의 즉각적인 해제를 요구했다.
이처럼 벼랑 끝에 몰린 어민들은 실질적인 권익 보호를 위해 행동에 나섰다. 지난 3월 개최된 (가칭) 완도전복생산자협회 창립총회에서는 노화읍 정대석씨를 준비위원장으로 추대하고, 어민들의 목소리를 정당하게 대변할 새로운 단체로 거듭나기 위한 결의를 다졌다.
참석한 어민들은 "진정으로 생산자를 대변할 수 있는 조직이 제대로 갖춰져, 어민들이 오직 안심하고 전복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라며, 현 유통 구조의 조속한 개선과 완도 전복 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