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점짜리 평가, 전남연구원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민 앞에 평가 과정을 공개하라.

36년 전남권 국립의대 숙명을 가른 1.30점…“공정했다”는 말만으로 의혹을 잠재울 수 없다.

 

전남투데이 최영남 기자 | 송하철 국립목포대학교 총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36년 동안 목포 시민과 전남 서부권 주민들이 염원했던 국립의대 유치가 무산된 데 대해 총장으로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무겁고도 책임 있는 결정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정작 36년의 숙명과 두 국립대의 미래를 단 1.30점 차이로 갈라놓은 평가기관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묻지 않을 수 없다. 전남연구원은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평가했기에 두 대학의 운명을 1.30점 차이로 갈라놓았는가?

 

이것은 단순한 대학 평가가 아니다. 전남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수십 년 동안 의료 취약지역으로 남아 있던 전남에서 국립의대 후보 대학 하나를 고르는 중대한 평가였다.

 

그런데 최종 점수 차이는 고작 1.30점이다. 100점 만점에서 1.30점이다. 그렇다면 평가 과정 하나하나가 국민 앞에 낱낱이 검증돼야 한다.

누가 평가했는가? 왜 그 사람들이 평가 위원이 됐는가?어떤 기준으로 점수를 매겼는가? 각 위원은 두 대학에 몇 점을 줬는가? 그 점수의 근거는 무엇인가? 이것부터 공개해야 한다.

 

“평가 위원은 전문가였다”는 말로 끝낼 일이 아니다

전남연구원은 전국 단위 인력풀에서 이해충돌 가능성을 배제하고 8명의 심사위원을 선정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심사위원에는 의학 교육 전문가, 임상·기초의학 전문가, 지역 필수공공의료·보건의료 정책 전문가, 병원 운영·재정 타당성 전문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좋다. 그렇다면 더 공개해야 한다. 그 8명이 누구인지, 어떤 경력과 전문성을 갖췄는지, 평가 분야별 전문성이 어떻게 배분됐는지 국민 앞에 공개하라.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이름을 공개하기 어렵다면 최소한 경력과 전문분야, 평가 위원 선정 기준과 검증 절차라도 공개해야 한다.

 

더구나 이번 평가에서 가장 큰 점수 차이가 발생한 곳이 바로 ‘의대 교원 확보 계획’​이었다. 이 항목에서 순천대는 21.72점, 목포대는 20.55점으로 1.17점 차이가 났다. 전체 점수 차이 1.30점의 대부분을 단 하나의 평가항목이 만들어낸 셈이다.

 

그렇다면 질문은 더욱 구체적이어야 한다. 왜 목포대의 교원 확보 계획이 순천대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는가? 단순히 “순천대가 더 우수했다”는 설명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계획의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몇 점을 감점했는지, 그 감점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공개해야 한다.

 

교육 시설은 목포대가 앞섰는데, 교원계획 하나가 승부를 갈랐다 이번 평가 결과를 들여다보면 더욱 묘한 대목이 있다. 의대 교육 시설 확보 계획에서는 오히려 목포대가 순천대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대학의 의대 신설 추진계획은 같은 점수를 받았고, 교육 시설에서는 목포대가 앞섰다. 반면 순천대는 교원 확보 계획과 교육병원 확보 계획, 의대 및 교육병원의 역할과 책임 등에서 앞섰다.

 

그 결과가 1.30점 차이였다. 그렇다면 더욱 투명해야 한다.

평가표 원본을 공개하라.

두 대학이 제출한 계획서도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공개하라.

평가 위원별 점수와 항목별 점수도 공개하라.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하기 전 원점수는 얼마였는지, 왜 특정 점수가 부여됐는지도 밝혀라.

그것이 어려운가?

아니면 공개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는가?

 

“짧은 시간에 평가했다”는 지적, 전남연구원이 답해야 한다

송하철 총장은 결과 자체는 받아들이지만 평가 과정에는 문제가 있었다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충분한 계획서 검증과 사전 설명 없이 평가 위원들을 소집해 짧은 시간에 평가가 진행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목포대 측에서도 졸속·부실심사 의혹을 제기하며 두 대학의 계획서 공개와 심사위원 변경 과정, 심사표 적용 문제 등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목포대의 주장이 모두 사실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전남연구원이 해명해야 한다.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공정하게 평가했다”는 한마디로 끝낼 수는 없다.

공정한 평가였다면 공개하면 된다.

문제가 없었다면 검증받으면 된다.

떳떳하다면 왜 공개하지 못하는가.

 

전남연구원은 ‘평가기관’이지 ‘결과 발표기관’이 아니다

이번 평가에서 전남연구원이 맡은 역할은 매우 무겁다. 두 대학 가운데 어느 한 곳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결정적인 평가자료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남연구원은 단순히 “우리는 평가를 맡았을 뿐”이라고 빠져나갈 수 없다.

평가기관의 생명은 공정성·객관성·전문성·투명성이다.

 

특히 점수 차이가 1.30점에 불과하다면 그 네 가지 원칙은 더 엄격하게 적용돼야 한다. 1점의 가치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0.1점 하나가 전남의 의료지도를 바꿀 수도 있는 평가였다. 그런 평가를 했다면 0.1점의 근거까지 설명할 책임이 있다.

 

36년의 숙원을 가른 것은 ‘숫자’가 아니라 ‘신뢰’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목포대가 탈락했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평가 결과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순천대가 선정된 것이 잘못됐다고 단정하는 것도 아니다. 순천대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 결과는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결과를 존중하는 것과 평가 과정을 검증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순천대의 선정을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전남연구원의 평가를 검증하자는 것이다.

 

오히려 평가가 정말 공정했다면 이번 논란은 전남연구원이 스스로 해소해야 한다. 평가자료를 공개하고, 평가 위원 선정 과정을 설명하고, 점수 산정 과정을 공개하면 된다. 그것으로 끝이다.

 

송하철 총장은 사의를 냈다. 이제 누가 책임질 것인가?

송하철 총장은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냈다.

 

그렇다면 묻는다.

전남연구원은 이번 평가 결과에 대해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

평가 위원 선정에 문제가 없었는가?

이해충돌 검증은 제대로 했는가?

평가 위원들의 전문성은 충분했는가?

두 대학의 제출자료는 충분히 검증했는가?

평가 시간은 적절했는가?

질의응답은 충분했는가?

점수 부여 과정에 이견이나 이의제기는 없었는가?

평가표는 조작이나 수정 없이 보존돼 있는가?

평가항목별 배점 기준은 사전에 명확하게 공지됐는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질문. 1.30점 차이를 만들어낸 그 점수는 정말 객관적이고 재현 가능한 점수였는가?

전남연구원은 답해야 한다.

 

“결과는 존중하되 과정은 검증하라”

이번 논란을 정치적 지역감정 싸움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 목포대와 순천대의 싸움으로 끝내서도 안 된다. 이것은 전남의 의료권과 국립의대 설립의 문제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승복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검증 가능한 평가다. 순천대가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면 그 결과를 토대로 정부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면 된다. 그러나 그 전에 전남연구원은 자신들이 만든 1.30점의 벽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1.30점은 너무 작아서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숫자가 아니다. 오히려 너무 작기 때문에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하는 숫자다.

 

전남연구원에 요구한다.

첫째, 8명 평가 위원의 선정 기준과 전문분야를 공개하라.

둘째, 평가 위원들의 이해충돌 검증 절차와 결과를 공개하라.

셋째, 두 대학의 항목별 세부 점수와 배점 근거를 공개하라.

넷째, 가능한 범위에서 두 대학이 제출한 계획서와 발표·질의응답 평가자료를 공개하라.

다섯째, 교원 확보 계획에서 1.17점의 격차가 발생한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라.

여섯째, 평가 위원 선정 및 변경 과정, 평가 일정, 심사 시간, 평가 방식에 문제가 없었는지 공개 검증받아라.

일곱째, 독립적인 제3기관이나 감사기구의 평가 과정 검증을 받아라.

이것은 목포대를 위한 요구가 아니다. 순천대를 위한 요구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남 도민을 위한 요구다.

 

평가가 공정했다면 두려울 것이 없다

전남연구원에 마지막으로 묻는다.

정말 공정했는가?

그렇다면 보여달라.

정말 전문적이었는가?

그렇다면 증명하라.

정말 투명했는가?

그렇다면 공개하라.

국립의대 후보 대학 하나를 고르는 일이 단순한 용역사업이나 연구과제 평가가 아니다.

전남의 의료 취약지역 주민들에게는 생존의 문제다. 36년을 기다린 주민들에게는 숙원의 문제다.

 

두 국립대에는 대학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그런데 그 운명이 고작 1.30점 차이로 갈렸다.

그렇다면 1.30점에 대한 설명은 100점짜리로 해야 한다.

 

송하철 총장은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제 공은 전남연구원으로 넘어갔다. 평가 결과 뒤에 숨지 말라. “공정했다”는 네 글자로 끝내지 말라.

 

국민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민이 납득할 때까지 평가의 전 과정을 공개하고 검증받아라.

 

이번 논란의 핵심은 누가 이겼느냐가 아니다. 누가 더 공정하게 평가받았느냐이다. 그리고 그 답을 내놓아야 할 곳은 바로 전남연구원이다.

 

1.30점짜리 평가를 했다면, 그 1.30점의 모든 근거를 국민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민 앞에 내놓아라. 그것이 평가기관의 책임이고, 그것이 도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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