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정치가 집어삼킨 지역화폐 아리랑 상품권…진도군은 '상품권 게이트'의 진실을 밝혀라.

 

전남투데이 최영남 기자 | 지역 아리랑 상품권은 군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지역 상권을 살리고 소상공인에게 힘을 보태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투입한 예산이 지역 안에서 선순환하도록 하기 위한 공공정책이다.

 

특히 고유가 피해 지원 상품권은 어려움을 겪는 군민들을 돕기 위한 정책성 지원금이다. 어느 누구의 사적 이익이나 권력 주변 사람들의 이권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아니다.

 

그런데 진도에서 상식을 뒤흔드는 일이 벌어졌다. 개인당 최대 60만 원까지만 지급되는 상품권이 한 개인에게 무려 2,030만 원 규모로 집중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군민들이 놀라는 이유는 금액 때문이 아니다. 도대체 어떤 과정을 거쳤기에 수십 명에게 지급됐어야 할 상품권이 한 사람 손에 모일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이 질문에 누구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해당 상품권의 현금화 시도가 있었다는 정황과 정책성 상품권과 다른 상품권이 함께 섞여 있었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현금화를 시도한 인물이 6·3지방선거 캠프와 관련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지역사회에서 제기되면서 군민들의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물론 현재까지 특정 공직자나 선거조직이 이번 사건에 개입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관련 당사자들도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억측은 배제해야 하지만, 권력과 관련됐다는 이유로 성역을 만들어서도 안 된다.

 

이 사건의 본질은 단순한 부정 환전이 아니다. 지역화폐인 상품권 제도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정책성 상품권은 엄격한 지급 기준과 사용 제한을 두고 운영된다. 일반 군민은 지급 한도와 사용처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 그런데 일부 사람이 수천만 원 규모의 상품권을 한데 모아 현금화하거나 사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면 제도는 이미 공정성을 상실한 것이다.

 

법은 군민에게만 엄격하고, 권력 주변에는 느슨했다는 인식이 퍼지는 순간 행정은 신뢰를 잃는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지역사회에 깊게 뿌리내린 '측근정치'의 그림자다.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공공정책의 빈틈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얻는 구조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행정 시스템의 실패다.

 

정책은 군민을 위해 존재해야지, 특정 인맥과 권력 주변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존재해서는 안 된다.

 

이번 사건은 단지 2,030만 원의 문제가 아니다. 군민의 세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행정의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지역화폐인 상품권의 제도가 악용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만약 이러한 구조를 방치한다면 앞으로도 정책성 지원금은 얼마든지 왜곡될 수 있다. 군민은 규정을 지키는데 일부 사람은 규정을 우회해 이익을 얻는 사회라면 누가 공공정책을 신뢰하겠는가?

 

경찰은 상품권의 최초 지급부터 최종 현금화까지 모든 유통 경로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 누가 전달했고, 누가 모았으며, 누구의 지시나 개입이 있었는지, 조직적 유통 구조는 없었는지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진도군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급 절차와 사후관리에 허점은 없었는지, 관리 감독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군민 앞에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침묵과 방어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행정은 의혹을 덮는 순간 공범이 되고, 권력은 침묵하는 순간 불신의 대상이 된다.

 

지역사랑상품권은 군민의 삶을 위한 정책이지, 누구의 ‘사금고’가 아니다.

 

이번 사건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그것이 군민의 세금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며, 무너진 행정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수사는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어야 한다. 권력에도, 측근에도, 선거조직에도 성역은 있을 수 없다.

 

진도군민이 원하는 것은 정치적 해명이 아니다. 오직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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