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한 지 채 보름도 되지 않은 곡성군의회가 벌써부터 우려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의원들이 공무원을 상대로 정해진 절차를 무시한 채 전화와 구두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이를 확인하려는 공무원에게 오히려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지적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길 수 없는 문제다.
의회의 자료 요구는 명확한 절차와 공식 경로를 따르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는 행정의 질서를 유지하고 불필요한 혼선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채 개별적으로 공무원을 압박하는 행위는 명백한 권한 남용이며, 지방의회의 기본적 소양조차 갖추지 못한 모습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행태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공무원 길들이기’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공직사회 위에 군림하려는 듯한 태도는 군민이 부여한 권한을 착각한 결과에 불과하다. 의원은 행정을 지휘하는 존재가 아니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초선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이 용납될 수는 없다. 의욕이 앞선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기본적인 절차조차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권한만 앞세우는 것은 무능이자 무책임이다. 군민이 기대하는 것은 목소리 큰 의원이 아니라, 준비된 의원이다.
또한 지역의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경미한 수의계약 자료 요구에 집착하는 모습은 의정활동의 방향성 자체를 의심하게 만든다. 공익을 위한 문제 제기인지, 아니면 사적인 관심이나 특정 이해관계가 개입된 것은 아닌지 군민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지방의회는 특권 집단이 아니다. 군민의 위임을 받은 공적 기관이며, 그 권한은 철저한 책임과 절제 위에서만 정당성을 갖는다. 지금과 같은 행태가 반복된다면 곡성군의회는 출범 초기부터 신뢰를 잃고 존재 이유마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절차를 지키고, 권한을 절제하며, 군민 앞에 겸손한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이 곡성군의회가 최소한으로 지켜야 할 책임이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