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백사장은 세척하면서, 오수는 왜 방치하나?

"관광객은 모래만 밟으러 오는 것이 아니다. 그 지역 행정의 수준까지 함께 보고 간다."

 

전남투데이 최영남 기자 | 해남군 송지면 송호해수욕장이 개장을 앞두고 있다.

 

해남군은 백사장을 세척하고 모래를 정비하느라 분주하다. 예산도 투입됐다. 그러나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깨끗한 백사장이 아니라, 바다로 이어지는 흉물스러운 배수로와 오수 유입 통로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행정은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행정은 본질보다 보여주기에 치우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백사장의 모래는 세척하면서 정작 오수가 흘러드는 통로는 수년째 그대로다. 깨끗한 모래 위에서 몇 걸음만 옮기면 악취와 오염이 의심되는 배수 시설이 눈에 들어온다면 관광객들은 어떤 인상을 받을까?

 

행정은 눈에 잘 띄는 곳만 손질하고, 정작 해결해야 할 문제는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행정은 흔히 "관광 경쟁력"을 말한다. 그러나 관광 경쟁력은 모래를 세척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오염원을 줄이고, 배수 시설을 개선하고, 방문객이 불편을 느끼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먼저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공사 기간이다. 해수욕장은 오는 16일 개장하는데 백사장 정비는 오는 7월 31일까지 계속된다. 개장 이후에도 공사가 이어진다면 관광객들은 공사장과 함께 피서를 즐기라는 것인가?

 

관광은 보여주기 행정으로 성공하지 않는다. 사진 한 장 잘 나오게 백사장을 고르는 것이 관광정책이 아니다. 관광객이 불편을 느끼는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진정한 관광 행정이다.

 

오수 유입 통로를 방치한 채 백사장만 세척하는 것은 마치 더러운 수도관은 그대로 둔 채 컵만 닦는 것과 다르지 않다.

 

송호해수욕장은 해남의 얼굴이다. 얼굴에 화장만 한다고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병든 곳부터 치료해야 한다. 이제는 보여주기식 정비에서 벗어나 오수 유입 통로 개선, 배수 시설 정비, 수질 관리 등 근본적인 환경 개선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관광객은 모래만 밟으러 오는 것이 아니다. 그 지역 행정의 수준까지 함께 보고 간다는 사실을 해남군은 잊지 말아야 한다.

 

포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