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권에 대규모 투자"…이제는 선언이 아니라 실행으로 답할 때다

 

전남투데이 최영남 기자 | "서남권에 대규모 신규 투자를 통해 압도적인 반도체 공급역량을 확보하겠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 한마디는 호남, 특히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적지 않은 기대를 안겨주고 있다.

 

반도체와 피지컬 AI,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대한민국 미래 20~30년을 책임질 '3대 메가 프로젝트'로 규정하고, 용수와 전력, 신재생 에너지가 풍부한 서남권을 국가 전략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은 그동안 수도권에 집중됐던 국가 산업정책의 방향을 바꾸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지역민들은 이제 화려한 청사진보다 현실적인 결과를 원한다.

 

호남은 그동안 수많은 국가 프로젝트에서 "최적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정작 투자와 기업 유치는 다른 지역으로 향했고, 남은 것은 기대와 실망뿐이었다.

 

"국가 균형 발전" 역시 수십 년 동안 반복된 정치권의 단골 구호였다. 지방소멸을 막겠다던 약속도, 지역 산업을 키우겠다던 공약도 숱하게 나왔지만 현실은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산업 기반 약화라는 냉혹한 결과뿐이었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이 대통령은 "오직 속도전만이 살길"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속도가 중요한 만큼 더 중요한 것은 실행력이다.

 

반도체 공장은 언제 들어서는가? AI 데이터센터는 어디에? 어떤 규모로 조성되는가? 기업 투자와 국가 재정은 얼마나 투입되는가? 지역 청년들에게 얼마나 많은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가?

 

국민이 궁금한 것은 구호가 아니라 숫자이고, 계획이 아니라 성과다.

 

특히 대통령이 직접 "청와대 직할 담당관을 두고 챙기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사업은 더 이상 선언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서남권은 이미 신재생 에너지와 넓은 산업용지, 풍부한 용수라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자원이 아니라 국가의 결단이었다.

 

이제 정부가 답할 차례다.

 

호남은 더 이상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희망 고문'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 미래 산업의 중심축으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면 예산과 기업, 인프라와 일자리까지 함께 따라와야 한다.

 

말보다 예산이 먼저이고, 발표보다 착공이 먼저다.

 

이번 3대 메가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사업인 동시에 국가 균형 발전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서남권이 또다시 '최적지'라는 말만 남긴 채 기회를 잃는다면, 국민은 더 이상 정부의 약속을 믿지 않을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거창한 비전이 아니다.

 

첫 삽을 뜨는 실행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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