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강선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국민의 힘 소속 의원 전원의 참석을 요청했다.
송언석 국민의 힘 원내수석부대표는 15일 소속 의원들에게 공지문을 보내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이준석 당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 힘 지도부는 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이 5.18 기념행사에 참석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국민의 힘은 윤 대통령의 국민 통합 의지를 뒷받침하고자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한다 했다.
보수정당 의원 전원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 힘 전원은 18일 서울역에서 KTX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로 향한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2월 6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뒤 “호남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은 대한민국 전체에도 중요한 일”이라며 “국민의 힘 후보라는 선입견을 품지 말아달라. 당도 많이 바뀌었다”라며 당선 후 다시 방문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앞서 김종인 전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020년 8월 당 대표 자격으로 광주 5·18묘역을 찾아 추모탑에 헌화하고 사죄의 뜻으로 15초가량 무릎을 꿇은 바 있다. 보수정당 대표가 5·18 추모탑 앞에서 무릎을 꿇은 건 처음이었다.
바로 작년에는 이 대표가 취임 후 첫 지방 일정으로 광주를 찾았고, 당시 ‘광주의 아픈 역사에 공감한다’는 메시지도 내 논 바 있다.
이어 이번에 보수정당 소속 의원 ‘총동원령’을 내린 것은 한 발짝 더 전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는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역통합은 연설문에 통합을 몇 번 외쳤는지가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우리 당 소속 의원들도 동참해 달라 요청하셨고, 당은 불가피한 일정이 있는 의원들을 제외하고 모두 동참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전임 대통령 중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과 2019년, 2020년 5·18기념식에 총 세 차례 참석했고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만 참석했다.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올해 기념식은 ‘오월, 진실의 힘으로 시대의 빛으로’를 공식 슬로건으로 선정했으며, 핵심과제는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과 진상규명’으로 삼았다.
국민의 힘의 이 같은 행보는 다가오는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 표심을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통합'을 강조한 윤 대통령의 뜻에 박자를 맞추겠다는 구상으로도 보인다.
광주 방문에 앞서 윤 대통령은 16일 국회에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에 나선다. 애초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후 여야 3당 지도부와의 만찬 회동을 계획했으나 무산됐다. 민주당의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거부와 윤 대통령의 한동훈 법무부·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 강행 기류를 둘러싼 대치가 고조되고 있어 이번 주 정국이 최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여야 합의로 개헌할 경우 5·18정신을 헌법에 넣겠다”라고 약속한 만큼 국민의 힘도 이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아직 발표문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5·18정신을 헌법에 수록하겠다는 메시지는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내용을 헌법에 넣기 위해서 바로 원포인트 개헌을 할 수는 없다며 앞으로 개헌을 추진하게 될 때 5.18정신도 함께 수록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