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김용희 기자 | 미국의 한국 전문가들은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하면 한국과 조율 없이 북한과 직접 협상하고 주한미군 주둔 비용 인상을 요구하면서 한미관계에 긴장이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동아시아정책연구센터 한국석좌는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트럼프 하에서 한미관계라는 길은 여러 이유로 더 평탄하지 않고 예측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는 한국에 주한미군 배치에 대한 비용을 더 청구하겠다고 반복해서 말했는데 이게 한국과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김정은이나 푸틴이 우크라이나나 위험 완화와 관련해 합의를 타결하려고 트럼프를 접촉하기로 결정할 경우 트럼프는 동맹과 협의하지 않고 양보할 수 있으며 이는 한국 같은 동맹의 역내 안보를 약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은 관련 내각 자리에 누구를 임명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메일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트럼프가 과거에 주장했던 정책을 미래에 할 것이라고 가정하지만, 난 그가 과거에 말했던 것 몇 개를 재검토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면서 국방부 장관, 국무부 장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외교·안보 고위직을 누가 맡을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에 더 많은 방위비를 요구할 가능성과 관련해 한국이 미국의 방위산업 기업들을 설득해 압박을 줄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난 한국 국방부가 미국 방산기업들에 '한국 국회가 국방부에 방위비 예산을 더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에 내는 방위비가 많이 증가하면 미국에서 구매하려고 계획했던 군사 장비의 예산을 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을 것이라 추측한다. 이에 따라 몇 주요 미국 방산기업이 한국과 거래를 잃지 않기 위해 트럼프에 압력을 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윤석열 정부는 안보나 무역에 지장에 생길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잘 준비해왔다. 한 가지 문제는 트럼프 당선인이 독재자들과 직접 협상할 경우 동맹을 버린다는 인식을 초래하고 의도치 않게 그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그런 위험을 최소화하는 최선의 방법은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당국자들이 취임하는 과정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의회 지도부와 가까운 관계를 구축하는 것도 필수적"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