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투데이 김길룡 기자 | 역대급 명승부의 결말은 ‘무승부’였다. 롯데가 13점차 열세를 극복하는 놀라운 뒷심을 펼쳤고 KIA도 대역전패 참사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결국 연장 12회까지 간 승부. 끝내 승자를 가리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평범한 난타전이 아니었다. KIA가 한 때 13점차까지 앞섰던 경기를 롯데가 역전했기 때문이다. 13점차 역전은 KBO, MLB에서 모두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다.
이날 먼저 기선을 제압한 것은 KIA였다. 1회초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선제 투런포를 시작으로 상대 선발투수 나균안을 2회까지 난타하며 8점을 획득했다. 롯데는 1회말 1점을 만회했지만 2회말엔 점수를 올리지 못하며 7점차 리드를 허용했다.
KIA는 3회 1점, 4회 5점을 추가로 획득하며 14-1로 앞서 갔다. 이 때까지만 해도 KIA의 승리는 당연한 듯했다. 특히 마운드엔 리그 최고의 투수 네일이 버티고 있었다. 롯데의 추격은 전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4회말 고승민의 그랜드슬램을 포함해 순식간에 6점을 따라갔고 5회말에도 추가 2득점을 올렸다. 4회말 수비진의 실책부터 흔들린 네일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승부의 추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롯데의 거짓말 같은 추격에 결국은 연장승부로 돌입했고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13점차를 역전한 롯데는 홈팬들에게 어떤 승리보다 달콤한 무승부를 선사했고 1위 KIA는 원정팬들에게 허탈함을 선물했다. 5시간이 넘는 사투 끝에 결국 롯데가 웃은 경기였다.
KIA는 선발투수 네일이 5이닝 11피안타 9실점(4자책)을 남겼고 불펜투수 중에는 3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역투한 장현식이 제 몫을 다했다.
모든 것을 쏟아 부었던 양팀은 3연전 중 남은 2연전이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로 인해 KIA는 45승2무30패로 1위를 지켰고 롯데는 32승3무40패로 8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