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북한 연이은 풍선 도발 무기화에 대비해야!

  • 등록 2024.06.03 15: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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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달 28일 한밤중에 가축 분비물과 생활 쓰레기 등 오물을 매단 다량의 풍선을 공중에 띄워 남쪽으로 내려보냈다. 기폭장치와 타이머까지 갖춘 오물 풍선은 서울 도심과 경기도·강원도 접경지역은 물론 전국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전날 오후 8시부터 남쪽으로 날리기 시작한 풍선이 2일 오후 1시까지 720여 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달 28∼29일 처음 날린 이후 이날까지 모두 1.000개 안팎의 풍선이 식별됐다.


북한이 풍선형을 남하시킨 것은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또한, 북한은 연일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에선 남쪽을 향해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전파를 송출하고 있다. 심리전과 무력시위를 동시다발적으로 자행하는 새로운 대남 도발 방식이다. 북한은 남한 민간 단체가 전단과 간소한 생활필수품 등을 풍선에 매달아 북쪽으로 날려 보내는 것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오물 풍선을 날려 보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계속 주워 담아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데 비춰 풍선 도발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군과 정부 당국은 오물 풍선으로 추정되는 비행 물체가 남쪽으로 넘어오면 낙하 예상 지역 주민들에게 경보 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낙하 즉시 병력을 동원해 수거하고 내용물을 분석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는 우리 사회에 불안과 혼란을 부추기려는 고도의 정치심리전으로 보인다. 풍선에 오물을 넣는 유치한 행동은 정상적 국가가 할 수 없는 행동이다. 유엔사령부는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담배꽁초와 가축분뇨 등이 담겼으나 유사시 생물학무기로 바뀔 수 있어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실제 무력행사에 이르지는 않는 모호한 수준의 도발을 하면서 우리 정부의 대응능력을 살펴보고 있다.


이번 풍선 도발을 심각하게 봐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타이머 장치가 부착돼 목표 지점까지 날아가 터지게 돼 있는 데다 GPS 교란까지 일으킨 것은 여차하면 우리 방어망을 무력화하고 풍선에 폭탄이나 생화학 물질을 넣어 공격할 수 있다는 일종의 협박이다. 풍선이 남쪽 지역까지 내려간 것을 보면 북한의 이런 비정형 도발 대상이 전국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매우 크다. 


우리의 대응이 미덥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GPS 교란만 하더라도 우리 어민의 조업에 차질이 생겼음에도 군과 항공에 이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GPS 오작동으로 우리 어선이 월경하는 일이 일어난다면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북한의 잇따른 오물풍선 살포와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도발과 관련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포함한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를 통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한 후 브리핑에서 “분명히 북한에 경고했었고, 시간을 줬는데 경고가 나가자마자 바로 답이 온 것”이라며 “저희도 굳이 시간 끌 필요 없이 필요한 조치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 때 이후 중단했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겠다는 것이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최전방 북한군 부대와 접경지역 북한 주민이 들을 수 있어 확성기는 북한엔 아주 위협적인 대응 수단으로 통한다. 군은 과거 뉴스, 일기예보 등과 함께 3대 세습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을 송출하곤 했는데, 야간에는 북쪽 20km까지 가청 범위가 늘어나 적잖은 북 장병들에게 전달된다.


남북 관계는 소통 단절에서 상호 중상·비방 단계로 넘어가는 추세다. 그다음 단계가 무엇일지 예상할 수 있다. 남북이 지금 상태를 이어가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다면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것이 쓰레기 풍선이 아니라 총알과 포탄이 될 수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서해상 군사 충돌 위험이다. 북한은 앞선 국방성 담화에서 남측 해군과 해경의 “해상 국경 침범 행위”를 거론하며 수상 또는 수중에서의 “자위력 행사”를 예고했다. 남측의 지난달 백령도·연평도 주변 어업 구역 확대 조치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이 사태에는 현 정부도 책임도 없지 않다. 정부가 지난해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에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로 응수한 뒤 북한은 합의를 폐기하고 GP 재무장, 지뢰 재매설로 대응했다. 그렇게 점점 고조된 긴장에는 예외 없이 남측의 맞대응이 있었다. 일대일 대응이 불가피한 때도 있지만, 그것이 우리를 전쟁의 한가운데로 밀어 넣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결코 책임 있는 정부라고 할 수 없다. 확성기 방송 재개는 언제라도 준전시 상태가 가능한 상황으로 돌입했음을 의미할 수 있다. 북한이 당장 확성기를 직접 타격할 수도 있고, 휴전선이나 NLL 일대에서 강도 높은 군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군사 정찰위성을 재발사하거나 핵·미사일 전력 고도화에 사활을 걸 수도 있다. 우리 군은 방어 태세를 강화하는 한편 북한과의 소통 채널을 복구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조은별 기자 eunbyulzz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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