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유도 2024 세계선수권 여자 57㎏급 결승에서 크리스타 데구치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한 허미미(오른쪽)와 김미정 여자 대표팀 감독. [사진 국제유도연맹]](http://www.jntoday.co.kr/data/photos/20240521/art_17163608936117_94056a.jpg)
전남투데이 김보성 기자 | 세계 랭킹 6위 허미미가 지난 21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무바달라 아레나에서 열린 2024 세계선수권 여자 57㎏급 결승에서 12분19초간의 연장 혈투 끝에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29·캐나다)를 물리치고 우승했다.
허미미는 전화 인터뷰에서 “세계 정상이라니, 꿈꾸는 것 같다. 시상대에서 애국가가 흘러나올 때 ‘태극마크를 달길 잘했다’는 생각에 눈물이 핑 돌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기세를 파리올림픽까지 이어가겠다”며 “금메달을 목에 걸고 태극기를 휘날리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여자 선수가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건 1995년 일본 대회에서 정성숙(61㎏급)과 조민선(66㎏급)이 동반 우승을 차지한 이후 29년 만이다. 남자부까지 범위를 넓혀도 2018년 아제르바이잔 대회 때 안창림(73㎏급)과 조구함(100㎏급)이 우승한 이후 한국이 6년 만에 수확한 금메달이다.
허미미는 세 번째 도전 끝에 ‘세계선수권 징크스’를 깨뜨리며 파리올림픽 금메달에 청신호를 밝혔다.
한국 여자 유도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72㎏급)인 김미정 여자대표팀 감독은 “(허)미미가 4강에서 세계 2위, 결승에서 1위 선수를 연파하고 우승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이번 세계선수권 대회는 오는 7월 열리는 파리올림픽의 전초전 격이다. 여자 유도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조민선) 이후 28년간 올림픽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허미미는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년) 선생의 후손이다. 허석은 일제강점기였던 1918년 경북 지역에 항일 격문을 붙이다 일본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던 독립투사다.
일본 유도 특급 유망주였던 그가 한국을 땅을 밟은 건 2021년 세상을 떠난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할머니는 “손녀가 꼭 한국 국가대표가 돼 올림픽에 나갔으면 좋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할머니의 뜻에 따라 허미미는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그해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했고, 2022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여동생 허미오(20)도 올해 1월 한국으로 건너와 경북체육회 유도팀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