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세에 초등 입학, 성인 10명중 7명 반대"… 국책연구소 조사 결과

 

전남투데이 조은별 기자 |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조정 방안과 관련해 논란이 커지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국민 설문조사 등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1일 밝혔다.

 

2025학년도부터 2028학년도까지 4년간 5개 학년을 입학시킨다는 시나리오는 확정된 안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뜨겁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현행 만 6세(한국식 나이로는 8세)인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5세로 1년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박 부총리는 업무보고 직전 사전브리핑에서 2025∼2028년 4년간 2018∼2022년 5개년 출생아를 나눠 입학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둘러싸고 교육계와 학부모들은 유아 발달단계나 돌봄 현황 등을 고려하지 않은 졸속행정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하향하는 정책을 놓고 2000년대 후반 진행된 설문조사에선 반대 여론이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지난 2007년 발간한 '미래사회에 대비한 학제개편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의 발달속도가 빨라진 만큼 입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춘다'는 문항에 모든 연령대별, 거주지별, 유형별로 반대 의견이 62~73%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설문조사는 지난 2007년 7월 28일부터 9월 28일까지 두 달 동안 대학생 1,200명과 학부모(30~60대 성인) 1,550명을 일대일 면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자녀가 학제개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20대와 30대에서 반대 의견이 높았습니다.연령별 반대 의견은 20대 73%, 30대 67.2%, 40대 65.2%, 50대 62.4%, 60대 63.4%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 2006년 초ㆍ중ㆍ고ㆍ대학교 교원과 교육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5살로 낮추는 것에 대해 응답자(1,207명)의 72.9%가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연구진은 학제 개편이 사회적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2008학년도부터 4년 동안 순차적으로 입학 연령을 1살씩 앞당길 경우 해당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2022년까지 교원을 늘리는데만 1조 4,284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진은 "아동들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이 과거보다 빨라진 것이 사실이지만 이런 변화가 5살 취학을 가능하게 할 만큼 타당한 변화인지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논란이 커지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일이 없도록 학부모님 등 교육 수요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관련 정책에 충실히 반영하라"고 박 부총리에게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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