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3.50%로 동결한다

미국 긴축 길어지고 환율·물가 불안하면 추가 인상 여지 남겨

  

 

 

전남투데이 강영선 기자 |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연 3.50%인 기준금리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또한 작년 11월 1.7%로 내다봤던 올 경제성장률을 1.6%로 0.1%(p)포인트 낮췄다.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지난 해 4월부터 올 1월까지 일곱차례 연속 단행됐던 긴축 기조는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 만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4분기부터 수출·소비 등 경기 지표도 갈수록 나빠지는 만큼, 추가 금리 인상으로 소비·투자를 더 위축시키기보다 물가 안정 효과나 경기 타격 정도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한은이 여덟 번째 금리 인상을 피한 것은 경기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면서 수출은 이미 적색 경고가 들어왔고, 무역수지는 작년 4월부터 적자를 보이고 있다. 소비 역시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길어지자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특히 전기·가스 요금에 이어 택시비가 오르고 가공식품 등 외식비마저 상승하면서 민간소비도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2월 소비심리지수는 90.2로 1월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한편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이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하는 의미를 뜻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장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대로 높은 데다, 소비자들은 물가 전망을 반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4%에 이른다.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로 3.5%를 제시했다. 성장률 역시 기존 전망에서 0.1%p 낮아지는 것에 그쳤다.

 

또한 미국 중앙은행의 추가 긴축도 부담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대내외 금융·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보다 정교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실제 미국의 긴축 전망에 따른 달러화 상승으로 이달에 만 원·달러 환율은 1230원대로 올라섰으며, 현재 미국 정책금리와의 금리 차이는 1.25%p이다. 만약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격차가 1.50%p 이상으로 더욱 벌어지게 된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면, 오는 4월로 예정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다.

 

이날 한은의 동결 결정으로 미국 기준금리(정책금리 4.50∼4.75%)와 격차는 1.25%포인트로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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